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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스승님은 대만 근해의 펑후 섬에 있는 어울락 난민수용소를 방문하셨다. 수용소에서 출발하여 긴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스승님은 갑자기 택시기사에게 방향을 돌려달라고 하셨다. 길가에 누워 있는 개를 보시고자 했던 것이다. 스승님은 그날 아침 수용소로 가시는 길에 그 개를 보셨다.

그래서 개가 괜찮은지 알고 싶으셨던 것이다. 택시에서 내리신 스승님은 개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러자 개는 간신히 생기 없는 눈을 떴다. 개는 움직이지도 짖지도 못했으며 무척 고통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스승님이 택시기사에게 조심스럽게 개를 차 뒷좌석에 싣게 하셨는데, 기사의 손이 피로 얼룩진 것으로 보아 개가 심하게 다쳤음을 알 수 있었다. 스승님은 무척 걱정하시며 가능한 한 빨리 수의사를 찾아가자고 하셨다. 이리저리 돌며 마침내 동물병원 하나를 찾아냈는데 공교롭게도 수의사가 왕진을 나가고 없었다.

수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스승님은 개의 이마를 적셔주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개를 안심시키셨다. 개가 물을 조금 먹고 조용히 누워 있더니 약간 기운을 차리는 것 같았다. 스승님의 진실한 사랑에 감동한 택시기사는 자진해서 수의사를 데려오겠다며 밖으로 나갔다. 그런 뒤 수의사를 데리고 돌아오는 중에 수의사에게 사랑에서 우러난 스승님의 행동을 들려주었다. 수의사는 도착하자마자 개의 상태를 살폈다. 그 개는 깊은 내상을 입고 있었는데 차에 치인 것이 분명했다. 가슴은 부어 올라 있었고 고통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수의사가 주사 두 대를 놓자 개는 곧 의식을 되찾았다.

다음 문제는 이 개의 보금자리를 구해주는 것이었다. 거리로 되돌려 보내진다면 굶주릴 가능성이 높았다. 스승님은 개와 고양이를 많이 기르고 있는 어울락 난민수용소로 개를 데려다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 스승님은 또한 개가 계속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의사의 전화번호를 받아놓으셨다. 스승님의 진심 어린 사랑과 친절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를 감동시켰다. 수의사는 친절하게도 치료비를 받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스승님은 난민수용소로 되돌아가시기 전에 그 수의사에게 치료비 대신 줄 과일을 사셨다.

아무도 개의 주인이 어울락 난민수용소에 있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날 개 주인은 자신의 형을 만나러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개가 그를 뒤쫓아오다가 어떤 차에 치었다. 당시에는 개를 돌봐줄 시간이 없어서 개를 길 한편으로 옮겨놓고 그냥 떠났는데 공항에서 돌아와보니 개가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우리가 개를 수의사에게 데리고 간 후였을 것이다.)

개를 주인에게 되돌려주고 스승님은 안도의 숨을 쉬셨다. 식당에 들어서자 택시기사가 사람들에게 스승님의 자비와 사랑 어린 보살핌에 대해 들려주고 있었다. 스승님이 택시기사에게 식사대접을 하려고 하자 기사는 사양하면서 기름 값만 조금 받았다. 그는 친절하게도, 오전 내내 쉬지 않고 개를 나르고 얼룩진 뒷좌석을 힘들게 청소하면서도 불평 한마디하지 않았다. 그래도 스승님은 기사에게 사과를 하고 과일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신의 선물입니다."

나중에 스승님은 동수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급박하게 필요할 때는 그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일분일초라도 지체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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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자비

1986년 7월의 어느 날, 어떤 동수가 부리가 빨갛고 작고 귀여운 하얀 새를 발견했다. 그는 스승님께 그 새를 데려와 축복해 주시길 청했다. 그런 뒤 새를 풀어주었다.
새장문이 열리자 새는 하늘로 날아갔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다시 돌아왔다. 새는 스승님의 손등에 살며시 앉더니 우리가 아무리 날려 보내려고 해도 날아가지 않았다.

새가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신 스승님은 새에게 먹이와 물을 주시고는 살그머니 숨으셨다. 스승님을 찾지 못하자 새는 제자들에게로 다가왔다. 스승님은 음식을 치우고 그 새에게 너무 가까이 있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들 가운데 몇몇은 그 새를 되돌려 보내기 어려워했다. 스승님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아시고 설명해 주셨다."새가 인간에게 익숙하게 놔두면 어떤 사람이 쉽게 새를 잡을 것이고, 그러면 새는 새장 안에 갇혀 영영 자유를 잃게 될 것이다. 진정한 자비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 뉴스잡지 102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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