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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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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에피소드

스승님의 유럽 순회강연이 시작되기 전에 스위스에서 천상의 보석전이 열렸다. 스승님은 보석전에 참석하시려고 일정보다 하루 일찍 도착하셨는데, 시자를 대동하지 않고 단신으로 오셨다. 연락인에게도 출국하시기 직전에 연락을 주셨다. 우연히 루 사저와 그의 남편이 연락인과 함께 스승님을 만나 뵙기 위해 호텔로 가게 되었다. 그들이 도착한 직후에 뒷좌석에 승객 한 명을 태운 택시가 호텔로 들어왔다. 바로 스승님이셨다! 루 사저와 그의 남편, 연락인이 스승님을 마중하러 나갔다. 스승님은 기분이 썩 좋아 보이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신 뒤에 스승님이 연락인에게 물으셨다. “사저, 택시 기사의 서비스가 아주 훌륭했어요. 그래서 그에게 팁을 좀 넉넉히 주고 싶은데, 이 정도면 충분한 건가요?” 스위스에서는 팁의 비율이 정해져 있던 터라 혹시라도 팁을 적게 주진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으셨던 것이다. “아주 적절한 금액인데요!”라고 연락인이 대답했다. 그러자 스승님은 “아! 그러면 안 돼요! 그의 서비스가 아주 훌륭해서 그 정도론 충분치 않아요. 좀더 줘야 해요!”라고 하시며 즉시 그 사저에게 택시를 뒤쫓아 가 돈을 더 줄 것을 부탁하셨다.

스승님이 짐을 내리실 때 루 사저는 자신이 방까지 그 짐들을 옮겨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가 머뭇거리는 동안 어느새 스승님은 주차장으로 가 차에 오르고 계셨다. 차가 출발하려 할 때 갑자기 스승님이 창문을 열고 말씀하셨다. “이봐요! 내 짐을 그냥 갖다 놓지만 말고 가방 안의 물건들을 꺼내 정리를 좀 해줘요.” 루 사저는 스승님이 자신의 망설이는 마음을 곧바로 알아채신 것에 깜짝 놀랐다.

방에 도착해서 여행 가방을 열어 보고 루 사저는 다시 한 번 놀라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승님은 10분 만에 짐을 꾸리느라 모든 게 엉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지품은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화장품과 옷, 신발 등이 모두 제자리에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스승님은 물건을 마구 쑤셔 넣었다고 말씀하셨다! 루 사저는 적이 놀라며 자기 같으면 두 시간 동안 골머리를 썩이며 짐을 꾸릴지라도 이보다는 더 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루 사저의 남편은 바로 작년에 입문했는데 스승님을 어떻게 보필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스승님이 시키시는 대로만 했다. 그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스승님은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리며 그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셨다. 잠시 후에 스승님은 그에게 목이 마른지를 물으셨다. 마음이 순수한 그 사형이 고개를 끄덕이자 스승님은 그에게 물을 한 잔 따라 주셨다. 스승님은 비행기 안에서 아무것도 드시지 못해서 배가 몹시 고프다고 고백하셨다. 그에게도 배가 고픈지 물으신 후에 스승님은 매우 자연스러운 태도로 빵을 한 조각 집어 잼을 바른 뒤 냅킨에 싸서 그에게 건네주셨다. 마치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했다. “내가 배가 고프니 당신도 당연히 그렇겠지요?” 후에 그 사형이 말하길, 스승님은 누군가와 함께 계실 때면 그를 돌보는 데 완전히 집중하시기 때문에 마치 스승님이 이 세상에서 오직 그 한 사람만을 사랑하시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했다. 가슴에서 우러나는 스승님의 사랑은 전혀 가식이 없어 너무도 자연스럽다.

나중에 십여 명의 동수들이 스승님을 뵈러 호텔로 왔다. 그때 스승님은 방에서 쉬고 계셨지만 제자들이 도착하자 그들을 보러 내려오셨다. 당연히 제자들의 기쁨은 형용할 길이 없었다. 등 뒤로 손을 숨긴 채 스승님이 웃으며 물으셨다. “여러분은 내가 언제 내려오려나 그것만 생각하고 있었죠?” 제자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스승님이 웃음을 터뜨리셨다. “그러니 위층에서 내가 초조할 수밖에요. 여러분이 생각으로 나를 자꾸 재촉해서 내가 서둘러 내려오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스승님은 등 뒤에 숨겼던 캔디 상자를 내보이셨다. 모든 이들이 스승님과 사탕을 나누어 먹었다.

제자들이 스승님의 사랑을 한껏 즐기고 있는데, 문득 스승님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으니 반나절 동안은 평범한 관광객이 되어 돌아다니고 싶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근처에 있는 고성에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으셨다. 물론 그 초대를 거절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 모인 동수 전원이 단체 관광을 준비했다.

그때 때마침 스승님의 운전기사로 배정된 사형이 리무진을 렌터카 회사에서 몰고 왔다. 그는 스승님이 다음날 도착하시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세차하고 시트커버를 바꾸어 놓을 생각으로 하루 일찍 차를 빌린 것이다. 렌터카 회사 직원이 “방금 세관을 통과해서 아직 컨테이너 위에 있는 최신품 메르세데스 벤츠가 있는데 원하시면 빌려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했을 때 그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 그가 이전에 그 회사와 거래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원래 최신 차를 빌려 주는 일이 거의 없는 렌터카 회사에서 선뜻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아마도 스승님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셔야 하는 걸 동정하시어 신이 스승님을 위해 그 차를 마련하신 것이 분명했다! 그 사형은 스승님이 이미 도착하신 줄은 까맣게 모른 채 다음날 스승님을 맞을 준비를 하려고 새 리무진을 몰고 호텔로 왔다. 그는 자기가 시간에 딱 맞게 차를 댄 것을 전혀 몰랐다!

그가 번쩍이는 리무진을 보여 드렸을 때 스승님의 얼굴은 기쁨과 놀라움으로 환히 빛났다. 스승님은 마치 색다른 장난감을 대하는 귀엽고 순진한 어린이 같았다. “이 차가 내가 탈 찬가요?” 스승님이 물으시자 운전석에 앉으려던 그 사형이 대답했다. “예, 스승님.” 스승님은 너무나 즐거워하셨다. “정말로 근사해요! 너무 멋진 차라 내가 직접 운전하고 싶군요.” 스승님의 아담한 체구가 운전석에 파묻혀 마치 운전하는 사람 없이 리무진이 저 혼자 굴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복이 많은 유럽 제자 몇 사람이 이 차에 타는 행운을 누렸고,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 차를 타고 그 뒤를 따랐다.

성 앞에 당도해 차에서 내리신 스승님은 신을 벗은 채 맨발로 오솔길을 걸어 오르시며 맨발로 걷는 게 건강에 좋다고 충고하셨다. 동행한 제자들은 아름다운 경치에 매혹되었다. 그때 문득 스승님이 뒤돌아서서 루 사저의 손에 들린 카메라를 보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왜 아무도 이 멋진 풍경을 찍지 않는 거죠? 일본 관광객들처럼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겠어요.”

그 말씀에 따라 루 사저가 스승님과 동수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루 사저의 카메라는 단순한 자동카메라였기 때문에 전문가용 수동 카메라에 비해 때로 구도 잡기가 어려웠다. 모든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자세를 이리저리 바꿀 때가 많았다. 루 사저가 성벽에 가볍게 털썩 기대어 앉는 모습을 보신 스승님이 염려하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조심해요! 넘어갈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스승님! 자세가 안정돼서 안 떨어져요!” 그의 대답을 듣고 스승님은 유머러스하게 대꾸하셨다. “그렇다면 사저가 앉는 바람에 성벽이 뭉개지지 않도록 조심해요!”

잠시 걸은 뒤에 갈증을 느끼신 스승님이 물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셨지만 아무도 물통을 갖고 있지 않았다. 한 어울락 사저가 연락인 가운데 한 사람인 우슬라의 차에 생수가 몇 병 있다고 대답하자, 루 사저가 되돌아가 물을 가져오려고 했다. 그러나 스승님은 “그다지 갈증이 심하진 않으니까 나 때문에 물을 가지러 갈 필요는 없어요. 나중에 마시면 돼요.”라며 그를 만류하셨다.

유쾌한 시간을 보낸 후 일행이 떠나려 할 때 루 사저는 스승님이 목말라하셨던 걸 기억하고는 생수 한 병을 스승님께 가져갔다. 그때는 이미 물을 드신 후였지만 루 사저의 손에 생수 병이 들린 것을 보고 스승님이 물으셨다. “날 위해 가져왔나요?” 루 사저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미 갈증이 풀린 상태인데도 스승님은 상냥하게 말씀하셨다. “그 물을 좀 마시고 싶군요.” 스승님은 마개를 열고 물을 한 모금 들이키신 뒤 다시 마개를 닫아 돌려주셨다. 그래서 남은 물은 제자들이 나누어 마셨다. 루 사저는 자신의 성의에 사의를 표하기 위해 일부러 물을 마시신 스승님의 행동이 참으로 사려 깊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스승님은 몇 가지 일을 처리하러 독일인 동수의 집을 방문하셨다. 스승님이 주방으로 들어가셨을 때 루 사저와 또 다른 연락인 류 사저가 고추를 아주 천천히 썰고 있었다. 스승님이 소리 내어 웃으셨다. “너무 느리군요. 내가 썰어 볼게요.” 두 사저는 스승님이 일류 주방장처럼 숙달된 솜씨로 고추를 재빠르고 정확하게 써는 모습을 휘둥그레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얇게 썬 고추가 마련되었다! 루 사저의 놀란 표정과 벌어진 입을 보시고 스승님은 “왜들 그렇게 놀라는 거예요? 그럼 내가 요리도 하나 못 할 줄 알았나요?”라고 물으셨다. “사실 못 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루 사저의 대답이었다. 큰소리로 웃으시면서 스승님은 당신이 탁월한 요리사인데 아쉽게도 지금은 요리 솜씨를 발휘할 시간이 없다고 귀띔하셨다.

류 사저의 남편은 입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스승님과 센터를 돕는 일이라면 늘 성심을 다해 일한다. 이번에 스승님이 스위스에 체류하시는 동안에도 일을 도왔다. 그는 스승님의 전용차가 없는 것을 염려하여 자신의 차를 깨끗이 청소하고 가죽 시트커버를 천으로 된 안락한 새 커버로 바꾸어 놓기도 했다. 어느 날 스승님이 몇몇 동수들과 함께 식사를 하실 때 류 사저는 남편이 아주 잘해 주고 스승님의 일을 돕는 데도 열성이라고 말했다. 단지 그가 입문을 하지 않으려는 것만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류 사저는 그것이 자신의 수행이 좋지 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했다.

그 사저의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말에 연민을 느끼신 스승님이 눈시울을 붉히셨다. “나는 당신의 남편이 당신을 그토록 사랑하는 데 감동받았어요. 그렇게 사랑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나요? 그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일입니다. 당신을 사랑할수록 나를 더 사랑하는 셈이지요! 입문은 중요하지 않아요.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값진 사랑이에요! 왜 그가 입문을 했나 안 했나에 신경을 써야 하나요?” 말씀하시는 동안 스승님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분위기가 약간 침울해졌다. “눈물 때문에 화장이 엉망이 됐군요. 손질하고 올 테니 계속 이야기를 나눠요.” 스승님이 잠시 자리를 뜨셨다.

제자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잠시 후 스승님이 돌아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방금 화장실에서 여러분이 크게 웃는 소리를 듣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여러분의 행복에 전염성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우리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우리는 항상 함께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행복할 때 나도 행복하고, 여러분이 슬플 때 나도 슬퍼지지요. 그 때문에 내가 여러분이 늘 행복하길 바라는 거예요. 여러분이 행복해야만 내가 행복하니까요!”

또 하루는 루 사저와 류 사저가 스승님의 호텔로 아침 식사를 나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도착해 보니 이미 스승님이 아침 식사를 주문해 놓고 계셨다. ‘우리가 준비한 아침 식사는 불필요한 게 되었네.’ 하고 루 사저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건 아침 식사인가요? 뭔가 특별한 요리를 가져왔어요?” 스승님이 물으셨다. “호텔 식사하고 거의 비슷해요. 다만 우리가 일본차를 좀 준비했어요.” 스승님이 약간 실망하셨다. “나는 중국식 아침 식사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혹시 죽을 가져왔나 궁금했어요. 어쨌든 아니군요.”

“지금 죽을 준비하기엔 너무 늦었으니 내일 가져올게요.” 류 사저가 대답했다. 그러자 스승님은 “신경 쓰지 말아요. 그냥 그런 생각이 좀 든 것뿐이에요. 내일이 되면 아마 먹고 싶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셨다. “시기가 맞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되는 일들이 많지요. 내일은 죽을 가져와도 아마 먹고 싶지 않을 거예요.”

그런 뒤 스승님은 두 사저에게 함께 아침 식사를 들자고 하셨다. 그런데 두 사저는 앉을 자리가 없어서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들이 그렇게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스승님의 마음이 아팠다. “제발 무릎을 꿇지 말고 의자를 갖다 앉아요.” 스승님은 서류더미가 쌓여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루 사저는 “아니에요. 스승님의 서류를 제가 옮겨 놓으면 나중에 찾기 어려우실 거예요.”라고 했다. 그러자 스승님은 침대보를 하나 걷어내고 “됐어요. 그러면 여기 앉아서 식사하도록 해요.”라고 하셨다. “아, 그건 안 돼요, 스승님!” “왜 안 된다는 거죠? 여기 잠시 동안 앉는다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나요? 그런다고 죽진 않아요!” “그런 게 아니고 우리가 수행을 잘하지도 못하면서 스승님의 침대에 앉아 스승님의 수면을 방해할까 봐 염려가 돼서요.”

스승님은 한숨을 쉬셨다. “솔직히 말해서 여러분의 자장이 좋고 나쁜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돼요. 나는 여러분의 파장이 좋지 않아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아요. 내가 정말로 두려운 것은 여러분의 마음이에요. 바로 그 마음이 우리를 갈라놓지요. 여러분의 마음과 싸우는 것이 정말 싫어요.” 우리의 마음이 우리와 스승님 사이를 갈라놓고 그 사이에 높은 벽을 쌓아 내적인 교류를 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스승님의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속임수에 능한 우리의 마음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승님께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자녀들이다. 스승님께는 우리가 어떤 아침 식사를 준비해 왔는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돌처럼 딱딱해진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기회였을 따름이다. 스승님이 스위스에 계시는 동안 스승님의 곁에 머물며 스승님께 받은 축복에 감사하면서 루 사저는 스승님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되었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을 통해서 그는 스승님의 무한한 사랑과 숭고한 내면의 본질을 깊이 인식할 수 있었다.

- 뉴스잡지 104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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