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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스승을 찾아 산을 넘고 강을 건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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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월, 나는 영동 국제 선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갔다. 우리는 5월 8일에 열리는 스승님의 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영동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는데, 중국에서 온 사저가 내 옆에 앉게 되었다.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그녀가 비구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사저는 진리를 찾아 헤맨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감동을 받은 나는 이 이야기를 글로 옮겨 동수들과 함께 나누기로 결심했다.

오래 전, 그녀는 불치병에 걸려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 같은 병실에 있던 할머니로부터 이전에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부처의 가르침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그 가르침을 좋아해 그 노부인으로부터 불교경전을 몇 권 빌려 보았다. 예전에 불경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그녀는 그 내용을 전부 이해할 수 있었으며 영혼 깊은 곳에서 그녀 자신이 ‘생사로부터 해탈’하고자 평생 기다리고 추구해왔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병원을 떠나 즉시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다. 당시 무작정 출가만 하면 윤회의 고리가 끊어지리라 생각했던 그녀는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스승을 찾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구화산과 오대산 등 온갖 유명한 산과 수도원을 다녔지만 훌륭한 스승을 만날 수 없었다. 마침내 티베트로 간 그녀는 몇 년 동안 그곳에서 머무르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지만 모두가 생사해탈과는 관계가 없어 보였다. 더 이상 자신이 찾아다닐 곳이 없다는 생각에 불안해진 그녀는 매일 관음보살 상을 바라보며 길을 일러달라고 일구월심으로 기도를 드렸다.

하루는 우연히도 심천에서 온 여행자를 만났는데 그는 영적 수행자였다. 그와 함께 마음 속 깊은 갈망과 근심을 토로하며 자신의 뜨거운 열망과 생사해탈로 이끌어줄 스승을 찾게 될지의 불확실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수행자는 그녀와 깊은 인연이 있었는지 떠나기 전 그녀에게 주소를 물었는데 얼마 후 관음법문에 대한 열 장짜리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 안에는 중국 돈 천 원(미화 약 120불)이 들어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심천 자신의 집에 와서 관음사자를 기다리자는 초청의 글과 함께. 그녀는 즉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그러나 그곳에서 두 달이나 머물렀지만 관음사자의 소식은 오지 않았다. 뜨거운 열망으로 고대했던 그녀에겐 하루하루가 일 년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관음사자가 중국 동북부 지역에 있다는 뜻밖의 소식을 들은 그녀는 즉시 기차를 타고 36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다시 3개월을 기다렸다. 매우 추운 지방이었기 때문에 장작을 때야만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어떤 고통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장작을 패는 일은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시련을 감내하며 기다리던 중 관음사자가 난징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이 다시 들려왔다. 그녀는 이번에도 즉시 짐을 챙겨 난징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가진 돈을 다 써버린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병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일을 해야 했다. 그녀는 과거에 자신이 편한 삶을 누렸기에 그런 식으로 갚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달랬다. 하늘은 신실한 구도자를 끝내 저버리지 않는 법, 그곳에서 4개월을 기다린 끝에 그녀는 결국 관음사자를 만나 스승님께 입문할 수 있었다.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사저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찾아 헤맨 것이다. 그녀는 온갖 시련을 겪으며 엄청난 시간과 정력을 소모한 끝에 비로소 진정한 스승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이처럼 진리를 구하기 위해 굳은 용기와 두려움 없는 정신을 가진 구도자를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이야기는 또한 우리에게 우리가 가진 축복, 즉 살아 있는 스승을 따라 배우며 해탈할 수 있는 이 귀중한 보물을 가진 것에 대해 더욱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 뉴스잡지 119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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