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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이야기

코스타리카에 있을 때 겪었던 얘기입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의 내적인 느낌을 조금이나마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입니다.
여러분이 고통스러워하고 슬퍼하면 나 역시 똑같이 느낍니다. 여러분이 내면으로 내게 얘기하는 모든 것을 나는 압니다. 나라고 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때로는 스승의 위치에서 여러분이 나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 강해져야 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가장 좋은 방식으로 행하기 때문에 때로 강하게 대하기도 하는 겁니다. 나는 여러분의 슬픔을 없애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식을 사용합니다. 나까지 여러분을 비참하고 늘 자신의 감정과 우울함에 빠져 살도록 방조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감정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요. 여러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새나 벌레와도 공감할 수 있는데 하물며 인간과 공감할 수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늘 눈물을 글썽이며 다니거나 여러분과 함께 울면서 여러분의 기분을 더 악화시킬 수는 없는 겁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생겨도 살아나가야 하니까요.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2주 동안 동수들과 지낸 적이 있었는데, 그 중 일부는 국제선 후에 남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제자 30명 정도가 있었지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그곳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해변에 있어도 제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그 기간 동안 야단치고 웃고 요리하는 등 벌어졌을 온갖 일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하루는 파도가 아주 높아졌습니다.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들어 우리 발에 닿을 정도였지요. 나는 우산을 쓰고 걸었습니다. 나는 비, 그 중에서도 호우를 특히 좋아해서 몸이 젖는 것쯤은 신경도 안 쓰지만 우산을 쓴 것은 갈아입을 옷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에요. 또 그곳에서 계속해서 옷만 갈아입고 싶지도 않았구요.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옷을 버리지 않기 위해 우산을 써야 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옷만 충분히 있었으면 우산 없이 걸었을 겁니다.

그때 큰 파도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고 있는 매우 큰 게 한 마리를 봤습니다. 큰 파도가 밀려와 그 게를 바다로 끌어가려고 할 때마다 게는 해변의 모래를 꽉 움켜잡고는 떠내려 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나는 근처에 있는 한 사저에게 말했습니다. "이리 와서 이 게를 좀 도와주세요. 이 게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세요." 그래서 그 사저가 오긴 왔는데, 그녀는 몹시 서툴러서 게를 여러 번이나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만 게를 놀라게 만들었지요. 그 사저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야단을 칠 수도 없었습니다. 영어를 모르니 내가 뭐라 지시할 수도 없었지요. 그 사저는 "스승님,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주세요" 하고 계속 스페인어로 말했습니다.

그 사저가 게와 씨름을 하는 동안 나는 그 자리에서 깊은 좌절을 느꼈습니다. 나는 스페인어로 '게'라는 말 밖에 몰랐기 때문에 그 사저에게 계속 "그래요! 맞아요! 그 게"란 말만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자 그 사저가 게를 어떻게 들어 올렸는지 압니까? 땅을 팔 때 쓰는 삽으로 들어 올렸어요. 삽으로 들어 올리다 떨어뜨리고, 다시 들어 올리다 떨어뜨렸지요. 나는 "아니, 아니에요. 그렇게 해선 안 돼요!"라고 했지만, 그 사저는 알아듣지 못하고 왜 그러냐고만 물었습니다. 나는 "그러다 다치겠어요. 자꾸 떨어뜨리면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저는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했지요. 나는 "오, 맙소사!"만 연발했습니다.

한참 동안 게와 놀다 진력이 난 사저는 게의 한쪽 다리를 잡고는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옮겼습니다. 그녀는 물릴까봐 가장 작은 다리 하나를 들었지요. 그 둘은 마치 노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녀는 게의 작은 다리를 잡고 좋아했지만, 그 게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큰일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맙소사! 그녀가 게 다리를 부러뜨리기라도 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녀를 바다로 던져버릴 거야" 하고 생각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게가 무사하기를 신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녀가 게의 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들어 파도가 못 미치는 해변 위로 뛰어가는 동안 나는 계속 고통스러워했지요. 지금 이렇게 말하니 우습지만, 그때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그런 지 아세요? 그 뒤에 게에게 일이 생겼으니까요.

그 사저는 결국 해변에 내려놓았습니다. 파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니었고 내 마음에도 썩 들진 않았지만, 좀더 좋고 안전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나는 게가 괜찮은지, 무슨 일은 없는지 보기 위해 우산으로 건드려 봤습니다. 그러자 게는 나를 쳐다보며 집게발을 들어 위협을 했습니다. 아마도 너무 겁먹어서 방어하는 것 같았지요. 그러더니 바다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안 돼, 안 돼, 거기 가지 마. 거긴 위험해"하고 말했지만 게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쫓아가자 내 속도가 빨라질수록 게도 더 빨리 도망갔습니다. 게다가 계속 경계하는 눈초리로 나를 노려봤지요.

나는 마음 속으로 "왜 그렇게 겁내니? 나는 널 해치지 않아. 널 구해주려는 것 뿐이야"라고 말했지만 그 사저가 다리를 들어 잔뜩 겁을 준 터라 마음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보고 나까지 믿지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라 우산으로 게를 끌어올리려고 했습니다. 성공했지만 연이어 파도가 다시 덮쳐서 내 우산까지 휩쓸고 가버렸어요. 나도 하마터면 같이 휩쓸릴 뻔했지요. 그리고는 게가 사라졌습니다. 나는 너무 슬펐습니다. 게가 물에서 산다는 건 알지만 파도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할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나는 그 자리에서 1시간 동안 서 있었습니다. 그 게가 오해한 것에 대해 가슴이 아팠고 또 게가 다쳤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미쳤다거나 왜 그깟 게 한 마리에 그렇게 연연하는지 의아할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그것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게 뿐만 아니라 벌레 한 마리, 개미, 혹은 파리 한 마리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나는 당시 그 게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매우 방어적이었어요. 나를 무서워한 건 아니었지만 경계했지요. 꼭 나를 아는 것처럼 겁내진 않았는데도 모험을 하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도망가다가 파도에 휩쓸려 간 것이지요. 나는 그때 정말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해변 여기저기를 다니며 게를 찾아봤지만 흔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칭하이 무상사 / 1991. 1. 18. 파나마 (원문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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