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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중국장기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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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은 전에 중국장기를 두신 적이 없으시고, 장기판에 씌어진 한자만 겨우 구별하실 수 있을 뿐이었다. 게임의 규칙과 전략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으셨다. 그래서 제자에게 바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스승님은 그 모든 게임을 아주 멋지게 이기셨다. 아주 진기한 일이었다.

내 가족들은 대단한 영적 수행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 시할머니가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시할머니는 불경을 외고 출가승이 되려고 수행해 왔다. 우리 식구는 전부 작은 조카까지도 순수한 채식주의자들이다. 조카는 유치원에 가서도 자동적으로 고기 먹기를 거부했다.

식구들이 모여 가장 즐거운 시간은 모든 사람들이 영적 수행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이다. 조용히 구석에 앉아 계신 아버지만 피곤하고 지루해 보인다. 인생에 있어서 아버지의 유일한 관심은 그의 육체적 건강과 영화와 중국장기뿐이었다.

식구 모두는 채식을 하는 것이 좋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들 아버지가 채식하도록 애썼다. 그러나 우리의 좋은 의도를 아버지는 항상 오해해서 억지로 아버지를 채식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느끼셨다. 아버지는 채식요리에는 충분한 영양이 없다고 생각하시어 어린 조카에게 고기를 억지로 먹이려고 하셨다. 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은 조부모님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간접적인 살생과 관계되는 빵 가게를 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부처님과 인연이 없고, 어머니는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너무 늙고 틀에 박혀서,(채식을 하려고 애쓰지도 않으신다) 아버지가 스승님께 입문하여 해탈을 할 희망은 거의 없다고 느꼈다. 아마 아버지는 다음 생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거의 포기하려고 하는데 스승님은 아버지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나는 스승님이 조용한 산에서 장기를 두시는 것을 시후 센터에서 비디오를 보고 알았다. 스승님은 전에 장기를 두신 적이 없어 장기판에 씌어진 한자를 간신히 구별하실 뿐이었다. 그리고 장기 규칙과 시합의 전략도 전혀 알지 못하셨다. 그래서 제자들로부터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셨는데, 스승님은 그 시합을 멋지게 이기셨다. 진기한 일이었다. 스승님이 장기를 두시는 것을 보는 동안, 내 눈에는 갑자기 눈물이 가득 고였다. 우리 아버지가 열렬한 장기 팬이기 때문에 스승님이 나보다 아버지를 훨씬 더 많이 이해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승님은 아버지를 어떻게 수행의 길로 가게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계셨다. 아버지의 흥미를 붙이는 방법을(‘첫’ 단추를 끼우는 것) 몰랐던 사람은 바로 나였다. 나는 최선을 다해 보지도 않고 아버지가 부처님과 인연이 없다고 쉽게 포기해 버렸다. 그 전에 나는 아버지가 시후 센터에 전혀 관심조차 없으리라고 생각해서 아버지를 시후 센터에 초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버이날 집에 가서 모든 식구들에게 센터에 같이 가자고 초대했을 때에도, 나는 아버지가 함께 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식구들이 서로 즐겁게 잡담을 나눌 때도 아버지는 멍하니 혼자 남아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평상시의 태도를 하고 계셨다. 그러나 최근 스승님이 장기를 두셨다는 이야기를 듣자 아버지가 갑자기 관심을 가지고 대화에 끼어들어서, 나는 너무 놀라고 기뻤다. 내가 어렸을 때에도 이미 아버지는 장기를 잘 두셨다. 눈을 감고도 장기를 어디에 두셨는지를 다 정확하게 기억하셨다. 그래서 스승님이 장기 두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셨는데도 아주 잘 두신다는 이야기를 듣자, 아버지는 믿을 수가 없는지 스승님이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 수가 있을까 계속 궁금해 했다. 이 일로 인해 아버지는 스승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조만간에 수행을 시작하여 해탈하시리라고 나는 믿었다. 나는 이것을 확신한다. 이제야 나는 왜 스승님께서 장기를 두시고 그렇게 놀라울 정도로 잘 두셨는지를 깨달았다. 사실 이 ‘장기’법문은 스승님의 팔만 사천 가지 법문 중의 하나였음에 틀림없다. 장기를 두는 것으로 아버지는 깨달은 스승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고, 나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 우리는 무엇을 하더라도, ‘올바른 단추’를 끼워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일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기 전에는 절대 쉽게 포기하지 마라. 스승님은 무엇을 하시든지 모든 중생에게 이로움을 주며, 이 모든 것을 조용히 해내신다. 아무런 자취를 찾을 수 없는데도 그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 뉴스잡지 23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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