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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무언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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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여 전 한 동수가 “이상하군! 당신들은 왜 스승님 앞에서 그렇게 긴장하는가? 잘못해서 야단맞는 건 당연하다. 조심하면 다음번에는 괜찮다. 왜 두려워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때는 거기에 적합한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핵심을 알았다. 다른 때 나는 동수들에게 종종 야단맞았으며, 어떨 때는 심하게 야단맞았지만 어느 누구도 무섭지가 않았다! 최근에야 그 내면의 이유를 깨달았다.

스승님의 막사 앞에 있는 보물정의 윗부분에는 넓은 공터가 있다. 보물정에서 시원하게 명상할 수 있도록 공터에 푸른 한국 잔디를 깔라고 스승님은 우리를 불렀다. 스승님은 둘러보며 격려했다. 모두들 스승님과 같이 있어 퍽이나 기뻤다.

나는 전에는 자신감이 넘쳤었다. 스승님이 오기 전에는 기쁘게 일하며, 스승님이 시킨 일을 ‘빠르고 세심하고 사랑으로’ 마친 것을 생각하면서 만족했다. 그러나 스승님이 다가와서 내 일을 살피자, 나는 죄책감이 느껴져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넘치는 나였지만 갑자기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나 자신의 세심함을 의심했다.

이건 마치 더러운 물 옆에 깨끗한 물이 놓인 것과 같다. 더러운 물의 때는 금방 눈에 띈다. 헌신적이고 청정한 스승님의 자장(磁場)에 가까이하면,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탁한지 금방 느낄 수 있다. 스승님은 아무 말씀을 하지 않아도 내 마음에 있는 어둠과 불결함을 알 수 있다. 스승님의 깨끗하고 자연스런 자장이 모든 것을 밝혔다.

나는 매사에 따지는 버릇이 있었다. 이 따지기 좋아하는 버릇은 언제나 나를 따라다녔다. 내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따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충고도 많이 듣고 결심도 많이 했지만 여전히 그대로였다. 최근에 나는 훌륭한 본보기에 감명을 받아 따지기 좋아하는 나쁜 습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센터에는 명상이나 일에 매우 양심적인 동수가 있는데, 그녀는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스승님의 가르침을 매우 성실히 따른다. 그녀는 매사를 소리 없이 기쁘게 한다. 그녀는 한번도 다툰 적이 없어 보인다. 내가 사람들과 잘 다툰다는 걸 알고는 늘 미소 지으며, “말하지 말아요. 오불만 외어요.” 또는 “자, 이젠 다투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으면 즉시 입을 다물고 만다. 가끔 누군가와 열띤 논쟁을 할 때 그녀와 눈이 마주치면 나는 즉시 누그러져 웃음 지으며 그 자리를 떠난다! 그녀를 보면 논쟁 없는 경지를 보는 듯하다. 거기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참된 구도자는 말을 떠벌릴 필요가 없으며, 남을 변화시키려고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말없는 표본에 자연히 변화된다. 그래서 스승님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과 같다”고 했다.

- 뉴스잡지 27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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