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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배후의 완벽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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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전에는 어떠한 글도 기고하지 않았었다. 입문 후 내 마음은 스승님의 넘치는 사랑과 말할 수 없는 기적적인 경이감으로 가득 차서 항상 발표하고 싶은 충동이 있었다. 이러한 감정이 다듬어져서 문장이 되었고, 우송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내가 우표를 사러 서둘러 우체국에 갔을 때 철문은 이미 내려져 있었다. - 닫힌 것이다.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당신의 글이 형편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섬세하게 수놓은 그림 속에 당신이 수놓은 것은 벌거벗은 관음보살의 모습이군요.”

내가 깨어났을 때 나는 서둘러 원고를 점검했다. 정말 나는 스승님의 사랑을 표현하는데 관습적이고 세속적이며 장식적인 말을 무의미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아주 부끄러웠다.

일정 기간이 흐른 후 나는 어울락 난민을 도우려는 스승님의 애정 어린 관심과 커다란 노력에 감명받았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펜을 들고 시를 썼다. 그것을 보내기 전에 내 마음속에는 무언가 빠뜨린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멋진 문구라고 여기는 것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아서 결국 그것을 발송했다.

어느 날 스승님의 비디오테이프를 보는데 스승님이 “수행은 진실함을 요구합니다. 플라스틱 같은 걸 먹을 수는 없지요. 오로지 가슴속에서 우러난 실재만이 영원한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난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그 당시 어울락 난민에 대한 내 관심이 그리 깊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그 글은 바다에 돌을 던진 꼴이었다. 그 이후에 나는 어울락 난민의 상황에 관한 보도를 계속 지켜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학대받는지를 알았고 정말 내 형제자매가 고통을 겪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오랫동안 나는 감히 다시 펜을 들지 못했다. 그러나 단체명상에서 발표될 글이 요청되었기에 나는 속으로 스승님께 말했다.

“내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면 동수로 하여금 나에게 기사를 기고하도록 요청하게 해주십시오. 그래야만 기고할 수 있을 겁니다.”

그날 단체명상이 끝났을 때 서로 잘 알지 못해서 오랫동안 나를 찾지 않았던 한 사저가 갑자기 나에게 오더니 나에게 글을 기고해 보라고 권했다.

나는 엉겁결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그건 상관없어요. 서로 논의할 수 있지요. 내가 기록하고 편집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내 전화번호를 적어갔다.

집에 와서 나는 생각했다. 비록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것은 아닐지라도 나는 수행상의 많은 체험이 있다. 또한 내가 스승님한테 어떻게 가르침을 받았는지, 그리고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떻게 구원받았고, 스승님 덕분에 우리의 고통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여럿 있다. 그렇지만 나는 어떤 형태의 글이 필요한지, 얼마큼의 분량이 요구되는지 알지 못했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 잊어버렸다. 그래서 기억할 수 있는 내용들을 대강 적어 놓고서 사저와의 면담을 통해서 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강의 범주들을 작성하면서 나는 흐르는 강물 위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지난 몇 년간 수행에서의 추억의 파편들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가슴속에는 스승님의 넘치는 사랑과 축복이 느껴졌고 한껏 고양된 기분이었다.

동수인 남편이 다가오자 나는 종이를 얼른 덮으며 웃었다. 그때 역시 동수이며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내 딸이 정서된 종이 뭉치가 묵직하게 쌓여있는 걸 보고 “엄마, 책을 한 권 내도 되겠어요!”라고 소리쳤다. 남편이 신문잡지를 훑어보더니 결국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정중하게 말했다. “당신 것처럼 긴 기사는 하나도 없는데.” (그의 말 속에 내포된 의미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었다)

여러 날이 지나도 그 사저로부터 전화가 오지 않았다. 단체명상에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무어라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무시했다. “안녕!”하고는 가버리는 것이었다.

집에 와서 나는 명상을 하면서 스승님께 말했다. “스승님! 당신이 저를 잘못 이끄신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저의 오해가 틀림없습니다. 제가 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 잠들었을 때 나는 웅장하고 멋진 문학관에 들어가는 영예를 가지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스승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글을 쓰는 것의 가치 있음은 인생을 통해서 자연스럽고 평범한 진실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나는 평범하고 진실된 방식으로 내 기사를 다시 썼으며 그때서야 그것이 신문잡지에 실리게 되었다!

이러한 일들로 나는 보이지 않는, 내 배후의 진짜 편집장은 스승님이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계속해서 몇 번 더 글을 기고하면서 나는 많이 배우거나 단어를 선별하고 어떤 독특한 문장을 구사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단지 단순하고 명쾌한 필체와 평범하고 진실된 내용이면 된다. 모든 동수들이 시도해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동수들에게 이로움을 주려고 누구든지 수행상의 자신의 경험과 교훈을 나누려한다면 다시금 스승님의 무한한 사랑을 기억하고 거기에 잠길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대가다!

- 뉴스잡지 56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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