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Hope) > 그림

매년 3월이 시작될 즈음이면 이미 사과 철은 지나
사과나무의 푸른 잎과 열매는 지고
메마른 몸뚱이만 남는다.
갈색으로 벌거벗은 나뭇가지에는
생기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무 속엔 다시 사과 철이 되면
새순을 틔울 수액이 여전히 흐른다.
메마른 가지의 인상이 하얀 구름으로 얼룩진
파란 하늘 위로 번져간다.
그리하여 겉으로는 죽은 듯 보이지만
나뭇가지 하나하나에서 내적인 생명력이 감돈다.

아래에 피어있는 것은 황금색 겨자꽃이다.
잎새의 어렴풋한 색깔 위로 수천 송이의 꽃들이
다투어 아름답게 피어난다.
황량한 사과나무와 대비된 황금꽃의 평원은
밝고 찬란한 미래를 향한 희망의 상징이다.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의 순환을 따라,
곧 신록이 돋아남을 예고한다.